아직 한번도 키보드와 관련해서 포스팅한 적은 없는데, 전 키보드를 좋아합니다..ㅎㅎ
여러 종류의 키보드를 타건해보고, 튜닝하는 걸 좋아해요.
심심해서 당근마켓을 열어봤더니, 옛날 키보드를 판매한다는 글이 눈에 띄었어요.
얼핏 보니 삼성전기의 DT-35인것 같아, 판매자에게 모델명을 확인해달라 부탁했더니 맞더라고요.
스타크래프트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는 키보드라길래 궁금하던 차에 이친구를 3천원에 업어오기로 했습니다.
첫인상은.. 더럽더라고요 ㅋㅋ
그냥 구석에 박혀있던 것 같았어요.
처음엔 손 닿는 겉 부분만 알콜솜과 물티슈로 닦아내고 써보려 했는데
뭔가 끈적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누런 게 태닝이 아니라 손때인가 싶기도 하고.. 키캡 틈새에 먼지도 눈에 밟혀서
키캡 빨래(?)를 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먼저 키캡을 키캡 풀러로 다 제거해주었어요. 이 반복작업.. 지겹지만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
키캡 빼고 난 하우징에 먼지가 무지무지 많을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먼지가 많진 않았습니다.
페트병을 잘라 키캡을 모두 담아주고
사진은 없지만 물에 폼클렌징을 잔뜩 풀어 담가두었습니다.
키캡의 손때가 결국은 인간의 기름(ㅋㅋ)이라 폼클렌징이 잘 지워줄 거예요.
솔로 박박 문대기까지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너무 귀찮아서 반나절 담궜다 헹구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하우징의 먼지는 먼저 무선청소기에 솔을 달아 먼지를 흡입해주고
물티슈로 구석구석 닦아주었어요. 작은 틈은 젖은 면봉으로 슥슥슥
키캡을 제거하면서 보니 스테빌에 윤활제가 하얗게 굳어있더라고요.
물티슈로 닦아준 뒤 슈퍼루브로 새로 윤활해줬습니다.
윤활 해준 부분은 빨간색 동그라미 친 부분이에요.
멤브레인의 스테빌은 처음 봤는데,
굳이 스테빌의 구조나 작동방식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탈착 방법이나 윤활해야 할 부분이 보입니다.
철심이 플라스틱 바디에 부딪히거나 움직이면서 달각 거리는 소리를 낼 만한 부분에 윤활제를 '발랐구나~'싶을 정도로만 도포해 주었어요.
그 다음 목욕을 끝낸 키캡들의 물기를 잘 닦고
키캡 안쪽의 물기를 탈탈 털어 조립해줍니다.
키캡이 하우징에 조립되는 부분이 움푹 패여 있어서 그 안에 물이 고이더군요.
이 물기를 잘 뺴지 않고 조립하면 키캡 본체 안으로 물이 흘러들어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반나절 이상 충분히 말리거나, 물이 나오지 않을 때 까지 탈탈 털어낸 뒤 조립하는 걸 권장해요.
즈아 이제 작업 끝입니다.
세척 전에 누렇던 각인 글씨가 세척 후에 하얗게 되어서.. 충격적이었어요.
전 사실 햇빛 때문에 누렇게 변색된 건줄 알았거든요.. 정말 이게 손때일줄이야 ㄴㅇㄱ
분해해서 세척하길 참으로 잘했쥬
심폐소생술은 얼추 끝났는데, 이 키보드가 USB 방식이 아닌 ps/2 방식이라 바로 사용은 못해봤어요.
구석에 처박아 둔 데스크탑 본체를 꺼내봐야하나 고민중입니다.ㅎㅎ
워낙 흔했던 키보드라 타건감이 궁금한 분은 없을 것 같긴 한데.. 연결 없이 타건해본 후기는
1. 멤브레인은 그래봤자 멤브레인이다.
2. 근데 왜 인기가 많았는진 알 것 같다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듦새가 튼튼하고, 다른 멤브레인에 비해 먹먹함 보다는 찰각거리면서 통통 튀는 경쾌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전반적인 느낌이 두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장기간 사용해보면 또 느낌이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정확한 키압은 모르지만 제가 기존에 사용하던 저소음 갈축이나 토프레 (해피해킹 type s)에 비해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DT-35를 만지다 해피해킹을 타건하니 손가락이 시원~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ㅋㅋ
와 신세계! 인생 키보드야! 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DT-35를 처음 만져본 저로서는 궁금하던 키보드를 한번 체험해봤다! 하는 의의가 있었습니다.
저 친구는.. 데스크탑을 꺼내서 한동안 사용을 해볼지 아니면 바로 중고장터에 팔지 아직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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