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고시생 일주일 피티 후기

🧐 일상, 팁

by Yun#5811 2021. 3. 20. 20:35

본문

반응형

안녕하세요 운동하는 사람입니다(ㅋㅋ) 제가 요즘 짐 트레이닝(피티)을 받기 시작했거든요.

해야지 해야지 하는 마음만 오백번 먹다가 실제로 시작하고 일주일동안 나름 열심히 운동해와서 기쁜 마음에 이 얘기를 동네방네 난리법석 해보려 합니다. 구구절절 신변잡기가 많으니 피티 후기만 궁금하신 분들은 앞부분 건너뛰고 보셔요~

수업 등록하기 전의 저처럼 PT가 보통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가격 대비 할만 한지 등등 전혀 모르는 분들이 참고하시라고 좀 자세히 적었습니다. 저도 전혀 모르지만.. 다른 피티샵들도 대부분 비슷하게 피티 과정이 진행된다고 보셔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시작하기 쉽지않아

수험생은 운동 꼭 해야한다고.. 많이들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근데 그게 참 쉽지가 않죠.

특히 저같이 시험을 앞둔 고시생 공시생 등등 각종 수험생들은.. 당장 다만 이십 분이라도 문제 하나 더 보는게, 책 한 페이지 더 보는게 더 중요한 것 같죠.

유투브 잠깐 볼까 하고 틀어서 한시간 뚝딱 보내는 건 그렇게 큰 죄책감 안느끼면서(ㅋㅋ) 운동만 가려고 하면 아주그냥 그시간에 이걸 이만큼 할 수 있고.. 하는 효율성 집착자가 되어버립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게, 오늘 하루 공부량이 너무도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지금부터 한 시간동안 운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거든요. 운동하러 가는시간, 옷 갈아입는 시간, 운동 하고나서 씻는 시간, 또 다시 공부하러 돌아오는 시간.. 상상만 해도 무슨 거한 출장이라도 다녀오는 일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거기다가 지금 필기구와 책, 노트 챙기기도 귀찮은데 운동복, 물통도 따로 챙겨야 하고, 운동복도 자주 빨아야 하잖아요. 모든 일이 스트레스로만 느껴집니다. (이런 개복치..)

제가 그래서 운동.. 마음만 굴뚝같고, 나름 한다 해도 깨작깨작.. 진지하게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해왔습니다.

벼랑 끝 전술

그런 제가 벼랑 끝에 놓여 결국 PT 등록을 해버렸습니다. 말은 '벼랑 끝 전술'이라 했는데 전혀 전략적인 고려에 의한 게 아니었고요. 어영부영 살고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제가 벼랑 끝에 있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허리건강입니다.

수험생 허리통증 극복하기
갑작스런 허리통증의 시작 통증의 양태 12월 4일 금요일부터 갑자기 요통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동안 멀쩡하던 턱관절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더니, 그 다음날부터 허리가 움직이면 아프고, 재채기하면 완전 아프고,..
https://learningaboutmyself.tistory.com/120

허리건강 이야기를 예전에 한 번 했었습니다. 이 때 생전 처음 경험하는 허리 통증에 화들짝 놀랐었는데 링피트 요가동작 위주로 복근강화 운동을 며칠 했더니 분명 좀 나아졌더란 말이죠?

공부할 때 끙끙거리며 몸을 베베 꼬아 가며 앉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걷기운동도 열심히 하고, 런닝도 살살 해가며 어느정도 허리건강 관리가 되고있다고 느꼈단 말이죠.. 실제로 시험장에서도 허리 때문에 큰 악영향은 받지 않았고요.

평소에는 크게 불편함이 없다가 앉아있으면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그때마다 주기적으로 일어나서 좀 걷거나, 폼롤러로 마사지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또 다음 몇 시간 정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이없게도 1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감당 안 될 정도로 허리상태가 안좋아졌습니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허리가 아파와서 몸을 한껏 구부린 채 화장실로 향했고요. 그냥 숨 쉬는 모든 순간 아팠습니다. 그나마 걸을 때와 걷고 나서 한동안은 괜찮았고요. 병원에서 디스크는 아니라 했지만 스스로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당장 학원 수업에 참석해야 하는데 3-4시간동안 학원 강의실에 앉아있을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아주그냥 벼랑 끝에 놓인겁니다. 이눔의 허리를 당장 조금이라도 해결하지 않으면 공부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PT를 선택하기까지

운동 종류를 두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제가 당장 시작해야 할 운동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촉해야 했습니다.

  • 허리와 복근, 주변 근육 강화에 빠르고 확실한 효과가 있을 것
  • 부상의 위험이 적을 것
  • 공부에 영향받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크지 않을 것
  • 자주(거의 매일) 할 수 있을 것
  • 장기적인 체력향상에 도움될 것
  • 운동 후 기분전환이 될 만한 강도
  • 이시국! 사람 없는데서 쾌적한 운동이 가능할 것

신림동 고시촌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은 1. 요가 2. 필라테스 3. 헬스 PT 4. 크로스핏 요정도 일것 같은데,

잘은 모르지만 '초보자로서' 운동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1. 요가는 스트레칭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빠른 근육 강화는 어려울 것 같았고, 1:1 레슨이 아닌 한 부상의 위험이 있으며 초보자는 '기분전환이 될 만한 강도'로의 수련은 힘들 것 같아서 패스.

2. 필라테스는 코어운동에 가장 좋은 운동일 수 있겠으나 1회당 가격과 운동의 성격상 거의 매일 하기에는 어려워서 패스. 1:1은 수업은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고 그룹수업은 보통 6인 + 실내운동인것도 좀 마이너스.

4. 크로스핏은 예전에 1회 체험을 가봤는데, 아무래도 운동 한 번 할 때마다의 체력소모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일 것 같았고, 높은 강도의 운동을 마스크 쓰고 해야한다는것, 적어도 6인 수업일것이란 점에서 패스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피티샵을 골랐습니다. 헬스장에 비해 소규모라서 동시간대 사람이 적고, 개인 코칭이기 때문에 제 운동 목적과 몸상태에 맞춘 운동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수업은 일주일에 2-3번 받더라도 수업 없는 날 짐에 가서 개인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피티 일주일 후기

수업

피티샵 방문 후 상담하면서 제 상태와 왜 운동을 하려하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헬스장도 거의 처음이고, 피티는 완전완전 처음이라 어떻게 굴러가는지(?) 대강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는 건 없지만 시설과 운동기구들도 슬쩍 보니 괜찮더라고요.

등록 후 며칠 뒤에 첫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첫날은 운동능력평가(?)를 한다길래 이곳에서 내 숨겨진 힘을 보여줘야하는건가. 하고 쫄았는데 인바디 측정 하고, 스쿼트랑 푸시업 자세만 보시더라고요.ㅋㅋㅋ 제가 상담때 운동 앞에 잔뜩 쫄아있는 종이인간의 모습을 보여서인지, 자세는 생각보다 괜찮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수업에서는 새로 배우는 운동의 자세를 익히고, 자세교정을 받으면서 운동합니다. 이 때 궁금한 점이나 통증, 근육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등등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여기가 땡기는 데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라던가, "제 눈에는 뭔가 비대칭 같은데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라던가, "왼쪽보다 오른쪽 동작 할 때 더 힘든데 혹시 제가 잘못하고있는건가요?" 이런 식으로요. 트레이너 쌤이 자세를 같이 보고있더라도 저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느낌까지 읽어내는 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점은 무조건 물어봐서 답을 얻고 교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피티 수업시간 아니면 이렇게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볼 기회가 딱히 없잖아요.

개인운동: 숙제

수업이 끝나면 다음 개인운동때 해야 할 것들을 숙제로 내주십니다. 수업 때 제가 어떤 동작을 얼만큼 할 수 있는지 체크하시고, 숙제는 수업때 했던 중량과 횟수보다는 조금 적게 내주시는듯 해요. 예를 들어 수업때 하이바 스쿼트를 했었는데, 제가 완전 초보라서 혼자서 바벨을 꺼내서 어깨에 얹고 자세 잡고 하는 건 아직 어려울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숙제는 맨몸 스쿼트를 내주셨습니다.

수첩에 수업시간에 한 운동과 개인운동때 할 운동을 적어주셔서 제 운동이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도 좋더라고요.

개인운동은 수업 가기 전 또는 수업 끝난 후에 했습니다. 개인운동 시간인데도 선생님이 오며가며 자세도 봐주시고 템포 조절도 해주시더라고요. 개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까지 한 운동을 구글 시트에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운동 하시는 분들이 보통 어떻게 기록하는지는 잘 몰라요. 그냥 내맘대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뿌듯하기도 하고ㅋㅋ 운동 기간이 길어지면 나중에 체력이나 운동능력이 좋아진 것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식단 관리

분명 몸 만들기나 다이어트 목적이 아니라 식단은 안할거라 말씀드렸는데 ^^ 작꾸 닭가슴살을 먹으라 하셔요.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공부도 잘된다면서 ㅎㅎ.. 기대하지 않았지만 수험생 식단관리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닭가슴살이라니.. 태어나서 제 돈 주고 사먹은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덕분에 며칠만에 단백질 꼬박꼬박 챙기는 탄단지 인간이 되었읍니다.

하루에 세 개 먹으라 하시는데, 아직까진 이거 먹는 게 부담스럽긴 해요. 지난 일주일 중에 얼렁뚱땅 한 팩만 먹고 넘어간 날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빡세게 혼내진 않으셔요. 그치만 저는 매일 건강과 거리가 먼 음식만 먹고 지내왔기 때문에 이렇게 돈 내고 적당~한 식단 잔소리를 듣는것.. 꽤 괜찮은것 같습니다.

운동 효과?

아직 일주일밖에 안돼서 운동 효과를 이야기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당장 허리 통증 때문에 학원 강의실에 앉아있는 걸 걱정했었는데 특히 오전에 운동 한 날에는 바른 자세만 유지하면 수업 듣는 게 크게 힘들진 않았어요. 다음주부터는 최대한 오전에 운동을 가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활력이 확실히 다르더군요. 학원 강의실에 수업 쉬는시간마다 피곤하신지 엎드려 주무시는 분들이 몇몇 계시던데, 아직까지 저는 한 번도 수업시간이든 쉬는시간이든 졸린 적이 없었습니다. 학창시절 책을 베개삼아 매일같이 졸고 자던 저였는데.. 놀랍쥬..

무기력하고 지루하던 일상이었는데 운동을 시작하니 스케줄이 타이트해지고 하루에 가야 할 곳이 여러군데가 된 게 신선함으로 작용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저는 지금 예전에는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사람에겐 당연할만큼 별 거 없는 스케줄이겠지만요.

원래 이정도로 바쁘면 집에 돌아오는 길이 축축 쳐지고 아 힘들어 뒈질거같다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습니다. ...아 근데 이건 운동 시작한답시고 개인 공부를 좀 덜 했기 때문일수도 있어요ㅋ

제가 일주일만에 이런 소리를 하게 될 지 몰랐는데..ㅋㅋㅋ 기력 없고 일상을 소화하기가 벅찰 만큼 피곤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운동 함 시작해보세요..

마무리

피티 시작 후 일주일은 제가 2차 시험 전까지의 기간동안 소화해야 할 스케줄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해볼만 하다는 걸 느꼈으니 앞으로도 빠지지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해야죠.

처음부터 일주일에 다섯번이나 운동할 거라고 마음먹진 않았는데, 지나고 보니 다섯번이나 다녀왔네요. 여러분도 본인이 생각한 것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첫 술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쫄지 않고 시작만이라도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요즘 어떤 운동을 하고계신가요?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