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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ADHD, 의심을 시작하다.

🤩 성인 ADHD

by Yun#5811 2019. 11. 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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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 나는 의사가 아니다. 진단과 전문가의 조언은 병원을 찾으시길 바란다.
  • 최근, 그러니까 20대 중반에 ADHD 진단을 받았다. 스스로 ADHD 특성을 인지하여 병원을 찾은 케이스이다.
  • 여성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조용한 ADHD' 특성을 갖는 경우가 두드러져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보호자에게 발견되지 못하거나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 직업은 공부가 전업인 학생(수험생)이다. 직업과 관계없이 ADHD는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지만, ADHD 특성을 가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 글을 읽고 도움을 받는다면 더 기쁠 것 같다.

의심 초기단계: '나, 성인 ADHD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건 1년이 넘었다. 인터넷에서 ADHD로 진단받은 뒤 생활관리에 힘쓰고 있는 사람들의 글을 볼 때마다 '나랑 비슷한데?'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렸다. 쉽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 또한 ADHD의 특성이다.

 

확신의 단계: 책을 읽어보다

그렇게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아마 일년쯤 시간이 지났을 것이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왜나는침착

 [왜 나는 침착하지 못하고 충동적일까?]라는 제목의 만화책이다. 성인 ADHD 또는 ADD를 검색하면,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들 추천해준다. '한번 사서 보기나 해볼까' 라는 충동이 들어 후딱 구매해버렸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것 또한 ADHD의 특성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ㅎㅎ

 

 하루만에 책이 도착했고, 훌렁훌렁 넘겨보기 시작했다. 근데 웬걸, 만화 속에서 회사에서 고전하고, 하고싶던 일들을 멍때리느라 하나도 못하고, 집안 꼴은 엉망이고, 시간 약속에 매번 늦는 만화 속 인물들이 그저 영락없는 나였다!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에이 아닐걸"이라던 친구도 만화 장면 몇 가지를 보여주니 "맞는것 같기도~"로 입장을 변경했다.

 

 그래서 바로 병원을 찾았느냐, 천만의 말씀이다. 해야할 일을 알면서 한없이 미루고 미루는 게 ADHD인간이다. 병원 가봐야할것 같은데, 라는 마음을 한켠에 접어두고 그때부터 며칠간 ADHD 검색에 몰두했다. 검색 결과를 읽고, "병원 가봐야지". 약물치료 후기를 읽고, "병원 가봐야지". 유투브 영상을 보고, "병원 가봐야지"... ADHD 인간의 머릿속에는 '지금(now)'과 '지금은 말고(not now)' 두 가지 시간개념밖에 없다던데, 딱 그랬다. 병원가는 일은 'not now'에 해당하는 과제였다.

성인 ADHD 안내서
국내도서
저자 : 후쿠니시 이사오,후쿠니시 아케미 / 이호정역
출판 : 영진닷컴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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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방문을 결심하다: 뼈때리는 어느 한 댓글

 나를 병원으로 이끈 건 어떤 댓글 한 줄이었다. ADHD 검색에 꽂힌 나는 새벽까지 폰을 붙들고 극한의 리서치 중이었다. 그러다 만난 댓글. 정확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지금 자신이 ADHD인가 의심하면서, 검색만 몇 시간째 하고 계신 분들.. 폰 덮고 바로 병원 가보세요' 와 같은 내용이었다. 뼈맞았다. 엄청 세게.. 폰을 덮었고, 자고 일어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 마음 먹었다. '병원 가기'라는 과제를 'not now'에서 'now'로 옮긴 것이다. 저 댓글 작성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정말 ADHD라면, 약물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내 답답한 삶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면, 이를 도와줄 전문가와 동지들이 있다면 꼭 시도해보고싶다, 바꿔보고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다음날, 간단히 병원 위치만 검색해 본 뒤 출발했다. 정신과 방문 후기를 많이 접해봐서 정신과 방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더더욱 특정 병원의 후기나 평점, 추천 등을 찾아보지 않고 바로 방문을 결심했다. 또 검색만 해보다가 포기할 것 같아서. 내 생활을 개선할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혹시 저처럼, 자신이 ADHD인지 의심하며 검색하다가 이 글을 만난 분이 계시다면 내일이라도 병원 가보세요. 검사결과 아니라면 다행이고, 맞다면 당신의 그 답답하고 힘든 일상을 컨트롤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 

다음글은 병원 방문과 진단 받은 과정을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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