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ADHD -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요?

• 알림: 약먹기
• 반복: 매일
• 종료일: 없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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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ADHD에 관한 글을 쓰네요.

콘서타를 복용중인 한 사람으로서 쓰고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원래 처음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할 때엔

약을 통해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언젠가 약을 안먹어도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죠:

성인 ADHD 약물을 사용하는 이유와 목적

성인 ADHD 약물을 사용하는 이유와 목적

 

 

근데 그런 기대가 무지에서 나온 헛된 기대였음을 알게되었어요.

 

여느때와 다름 없이 병원에서 상담하다가

“선생님 혹시 이 약은 계~~속 먹어야 하는건가요?"

라는 질문에 선생님이 “네” 라고 대답하셨어요. ㅜ.ㅜ

 

의사선생님 말씀을 요약하자면,

지금 제가 약을 복용하고 있는 건 ‘공부하기 위해서’ 혹은 ‘시험을 잘 보려고’ 가 아니며

사회 초년생 시기를 벗어나더라도 ‘도파민 부족’이라는 ADHD 특성은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생활과 업무를 위해 꾸준하게 먹는 것을 권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 “은퇴하고 나서도 계속 먹어야 해요?” 라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yes” 였습니다.

다만 가족계획처럼 일정 기간동안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상황은 있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약을 통해 ADHD가 “개선"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소아의 경우 그런 사례도 보고된다고는 하지만 성인의 경우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하고,

치료제나 그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약물이 새로 개발되지 않은 이상

현 상태로서는 학계에서

마치 시력이 안좋으면 안경을 쓰듯, 꾸준하게 약을 먹어서 도파민 레벨을 유지시키는 걸 권한다고 합니다.

 

약 먹으면서 지내다 보면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어요? 라고 희망을 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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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위해 첨언하자면, 현재 처방되는 ADHD 약들은 여러가지가 있고,

약효 지속 기간을 포함한 작용 메커니즘은 다르겠지만 (잘 몰라요)

거의 대부분 하루에 한번 복용하여, 일정시간 (n시간) 동안 도파민 등의 호르몬 레벨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즉 “치료제”가 아니라, 대증, 즉 증상에 대응하여 이를 완화해주는 약들인 것이죠.

안경을 매일 쓴다고 시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안경을 써서 일시적으로 시력을 보완해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네요.

안경이 없으면 눈이 제 구실 못하는 것도.. 약 없이 제 뇌가 제 구실 못하는것과 비슷하네요... ㅜㅜㅜ

 

정리하자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서 약을 처방받을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그냥 꾸준히 약을 먹어라. 이 이야기였습니다.

 

약 졸업하기(?)를 내심 꿈꾸던 저에게는 좀 절망적인 대답이었어요.

그래도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듯’ 이란 비유가 그나마 심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네요.ㅠㅠ

 

약 복용중이신 ADHD 동지분들, 병원 방문 고민중이신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