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디톡스 도전 후기
2020.6.8 월요일 도파민 디톡스를 시도해봤어요.
도파민 단식에 관해 많이들 이야기 하길래 한번 해보고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현실적인 여건을 핑계로 미루고 미뤄오다가 드디어 해봤어요.
일단 도파민 단식, 도파민 디톡스 (dophamine fast/detox)에 대한 소개를 하고, 하루동안 도파민 디톡스를 경험해 본 개인적인 후기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도파민 단식 / 도파민 디톡스란?
말 그대로 일정 기간동안 '즉각적인 도파민 보상'을 가져다주는 행위를 차단하는 겁니다.
이걸 왜 하는걸까요?
우리 뇌는 어떤 행위를 하거나, 어떤 음식을 먹거나, 심지어는 그 행위를 '기대하는' 순간에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을 흔히들 성취감, 행복감 등을 가져다주는 호르몬이라고 하죠.
인간이 생존을 위한 문제를 해결하고, 번식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물질인거죠.
도파민에 절여진 우리의 뇌
근데 문제는 뇌가 이 도파민을 상대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영양가 있는 콥 샐러드를 먹어도 도파민이 분비되고, 초콜릿을 먹어도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이 두 개가 동시에 눈 앞에 있을 때 우리 뇌는 초콜릿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당분이 가득한 초콜릿 = 더 높은 칼로리 = 좋은 에너지원! 이라고 각인되어 있으니, 즉각적이고 높은 농도의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초콜릿으로 손이 가게 되는겁니다. 콥 샐러드도 맛있고 몸에 좋지만, 콥 샐러드가 건강에 주는 영향은 내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느리게 찾아오니까요.
2-3시간 동안 책을 읽으면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지적 탐구를 통한 행복감과 성취감이 올라오죠. 같은 시간동안 게임을 해도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게임 안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승패와 보상으로부터 희열이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책과 게임기가 눈 앞에 있으면 우리 뇌는 게임기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시간 당 얻을 수 있는 도파민 보상이 책보다 게임을 선택했을 때 더 짙고 빠르게 올테니까요.
세상이 적이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초콜릿과 게임기가 가져다주는 도파민 홍수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시장경제가 고도화될 수록 우리 뇌에 갖다 때리는 도파민 레벨이 점점 올라갑니다.
왜냐, 기업들은 우리를 현혹하는 달콤한 광고를 눈 앞에 갖다대야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광고를 보게끔 하려면 전단지든, 화면이든 특정 매체에서 눈을 떼지 않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SNS와 TV, 유튜브 등 수많은 매체들은 우리들의 시선을 1분 1초라도 더 붙들고 있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아마 이들은 어떻게 하면 초 당 더 많은 도파민 분비를 일으킬 수 있을지에 관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겠죠.
그럼 우리는 콥 샐러드와 초콜릿, 책과 게임기와 같은, '답이 정해진' 선택을 거듭합니다. 점점 더 즉각적이고 농도 짙은 도파민을 찾아다니는거죠. 그리고 그 도파민 정도에 익숙해집니다. 더 자극적이고, 더 재밌는 것들을 찾아 손가락을 바삐 움직입니다.
눈 앞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 게임 콘솔이 있는데 어떻게 소파에 앉아 책을 펼 수 있겠어요? 책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은 너무도 옅고 느리기만 한데 말이에요.
뇌야 우리 새로 시작해보자
근데 우리가 더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 안정적이고 편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가진 잠재력을 갈고 닦아 원하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 운동, 대화, 독서, 기록과 같이 지루하고 힘든 선택들을 반복하고 유지해야만 합니다.
반면에 그렇지 못하는 자기자신을 보고 있자니 밉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근데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세상이 요지경인걸요. 우리의 뇌는 도파민 홍수에 길들여져 의지력만으로는 스마트폰을 싸워 이겨낼 수 없는걸요.
그래서 도파민 단식이라는 구상이 등장을 합니다. 우리가 적응되어버린 높은 도파민 레벨을 일시에 확 낮춰서, 샐러드만으로도, 독서만으로도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는 뇌로 '리셋' 해보자는겁니다.